본 연구는 6년을 각각 3년씩 나누어 2단계로 연구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1단계와 2단계는 서로 연관성을 유지한 채로 각기 고유한 탐구 주제를 가지고 있다. 또한 1단계와 2단계는 각각 1년을 단위로 단계별 주제 하에 구체적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매우 뚜렷한 연구 주제의 구체성을 가지고 있다.
1단계(2019-2021) 주제: 문화에 대한 비판적 듣기
1단계 3년에서는 주로 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계층, 젠더, 지역, 세대 갈등 등, 사회와 문화의 다양한 문제가 어떻게 소리를 통해 ‘들려’지는지 살피고 이를 통해 내재화/내면화된 취향과 정체성, 권력 관계를 서술하는 것이 목표이다.
1단계 1차년도 연구방법 및 내용: 계층화된 소리와 청취
1단계 1년차에는 계층의 문제에 주로 집중할 것이다. 음악, 음악회, 음악회장뿐 아니라 소리 재생 기구, 특별한 소리에 대한 관심 등 겉으로 보기에 중립적, 혹은 탈가치적으로 보이는 소리적 사건이나 사태, 심지어 사물이 어떻게 계층 간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유지하며 강화하는지 살피게 될 것이다. 사회적 계층화에 따른 ‘구별짓기’에 소리 또는 음악이 사용된 예를 분석해 소리와 청취가 어떻게 계층화되는지 알아보고 이에 따른 사회적 의미를 논의한다. 음악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그리고 ‘도구’로 사용되는 현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1차년도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1단계 2차년도 연구방법 및 내용: 젠더화된 소리와 청취
1단계 2년차에서는 주로 젠더의 문제에 천착할 것이다. 우리 주위의 다양한 소리들은 이미 매우 사회적으로 구축된 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일상생활을 통해 잘 자각하지 못 했던 소리의 젠더들을 살펴, 우리 사회와 문화가 가지고 있는 젠더에 관한 통념들을 해석해 볼 것이다. 젠더화된 소리는 어떻게 구성되고 들리는지, 더 나아가 젠더화된 신체의 소리적 선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보는 것이 목표이다.
1단계 3차년도 연구방법 및 내용: 세대 차이의 소리와 청취
1단계 3년차 연구에서는 소리와 청취로 드러나는 지역의 문제, 세대 차이에 대해 주로 연구할 것이다. 시각 중심적 으로 설명된 세대 차이(예컨대 패션)를 청각 중심적으로 살펴보려는 시도이다. 세대 차이는 사실 감성과 감각에 관한 문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교한 연구가 쉽지 않다. 청각이라는 감각과 음악, 혹은 소리라는 감성적 매개를 통해 보다 정밀하고 새로운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2단계(2022-2024) 주제: 기술에 대한 비판적 듣기
1단계에서 주로 문화의 다양한 문제를 다루었다면 2단계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발생한 다양한 소리와 청취의 문제를 다룰 것이다. 1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2단계에서도 1년마다 구체적 주제를 정하여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1년차에는 기술로 변화한 매체와 소리의 관계를 다룰 것이다. 2년차에는 기술의 영향을 받아 변화한 소리환경의 문제를 다룰 것이고, 3년차에는 새로운 기술로 새롭게 등장한 예술 작품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단계 1차년도 연구방법 및 내용: 매체
2단계 1차년도 연구는 매체와 소리의 문제를 다룬다. 기술, 매체의 발달로 달라진 것 중 하나는 청취 방식의 변화이다. 이어폰, 헤드폰이 주된 음악 감상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그에 따라 재편되는 ‘좋은’ 음악의 정의를 살펴본다. 예컨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포함되는 이어폰을 사용해 이동 중에 음악을 듣는다면 좋은 음악이란 이러한 청취 방식에 최적화된 음악을 말하는가? 이렇게 청취 방식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음악은 1단계 3차년도 연구의 주제인 세대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가? 2단계 1차년도에는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며 매체와 소리,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를 조명한다.
2단계 2차년도 연구방법 및 내용: 환경
2단계 2차년도 연구는 새로운 기술과 매체가 만들어 내는 소리와 이로 인해 재편되는 소리 환경과 청자의 의미를 다룬다. 예컨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재편된 지하철 내 소리환경은 어떤 문화, 사회적 경향을 내재하고 있는가? 이어폰 없이 발생되는 소리로 공간을 점유하는 행위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해지는 은유 이상의 ‘폭력’이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재편되는 소리 환경은 소리가 종종 ‘물리적인 소리’이상의 의미를 내포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낳기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단계 2차년도 연구는 새로운 소리 환경과 그 장소를 점유하는 인간들의 상호작용을 읽어 낼 것이다.
2단계 3차년도 연구방법 및 내용: 예술
2단계 3차년도 연구는 기술로 인해 새롭게 등장한 소리 예술을 다룬다. 기술의 발달은 전통적인 악기의 개념과 범위를 어떻게 확장하는지, 새로운 ‘악기’는 전통적인 의미의 작곡과 연주 방식에 어떤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 묻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소리 예술을 수용하는 방식에 기술이 미친 영향을 연구한다. 기술의 발달은 비단 악기뿐만 아니라 예술의 생산과 분배, 소비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수용 방식의 변화는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일상에서 들리는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해진 오늘날 소리 예술은 소음과 어떻게 구분되고 정의되는지 알아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