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의 글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 일은 어렵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에는 언제나 소리가 있고, 귀는 항상 열려 있으니까요. 하지만 ‘다시’ 듣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미 지나가 버려 기회가 없을 수도 있고, 열려 있는 귀를 충분히 자극하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고, 너무 작은 소리였을 수도 있고, 괴로운 소리였을 수도 있고, 혹은 이미 가지고 있던 내 생각이나 편견을 버려야 들을 수 있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다시’ 듣는 일은 꼭 필요합니다. 만일 소리를 듣는 일이 우리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이라면 말입니다.
이번 학회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공항’의 소리, 시끄러워 귀를 닫았던 ‘소음,’ 이미 지나가 버린 ‘옛 음악’의 소리, 귀 기울여 들어보지 않았던 ‘게임’의 소리를 다시 듣습니다. 이 소리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 자리에 오셔서 저희들과 함께 음악을, 소리를, 그리고 음악학을 ‘다시’ 들어보시길 청합니다.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소장 정 경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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