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푸코 탄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논문 모집

푸코를 듣다: 권력·지식·소리 나는 신체

  • 주최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 일시 2026년 10월 31(토)
  • 장소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 초록 마감 2026년 9월 14일(월)

기획 의도

2026년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 탄생 100주년입니다. 푸코는 시선(le regard)을 사유의 중심에 두었습니다. 임상의학적 시선에서 규율 권력의 감시와 판옵티콘에 이르기까지, 그의 분석은 ‘보는 것’을 둘러싼 권력과 지식의 배치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소리듣기는 그의 작업에서 상대적으로 덜 다루어진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음악학은 이 역설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1990년대 이른바 ‘신음악학(new musicology)’ 이래 정전 비판, 음악과 장애 연구, 음악이론사 서술은 저자 기능, 담론, 규율 권력, 생명정치 같은 푸코의 개념에 깊이 기대어 왔습니다. 동시에 음악학은 푸코가 충분히 전개하지 못한 과제, 곧 ‘들리는 것(the audible)’의 계보학을 채울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의사의 청진에서 음악원의 실기 시험으로, 연주회장의 침묵에서 코로나19의 사운드스케이프에 이르기까지, 듣기는 그 자체로 권력과 지식이 작동하고 주체가 스스로를 빚어 가는 자리입니다.

푸코 탄생 100주년을 맞아 본 심포지엄은 두 가지 물음을 함께 던집니다. 하나는 푸코의 사유가 음악학 연구에 무엇을 남겼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음악학 연구가 ‘듣기’를 전면에 내세울 때 푸코의 사유에 무엇을 보탤 수 있는가입니다. 푸코가 음악가와 직접 마주한 드문 사례로, 피에르 불레즈와 나눈 대담 「현대음악과 대중」(1983)이 있습니다(Foucault and Boulez [1983] 1985). 여기서 두 사람이 다룬 청중과 듣기, 음악 제도의 문제는 본 심포지엄의 관심사와도 이어집니다. 푸코는 이와 별도로 불레즈를 논한 짧은 글도 한 편 남겼습니다(Foucault [1982] 1998).

흥미롭게도 이 두 글은 여러 분야에서 주목받는 신유물론(new materialism)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되기도 합니다. 불레즈와의 대담에서 푸코는 음악이 다른 예술보다 훨씬 촘촘하게 기술과 얽혀 있다고 보았고, 라디오와 레코드, 카세트를 통한 잦은 청취가 습관으로 굳어져 마침내 신경학자들이 말하는 ‘흔적(tracing)’처럼 몸에 새겨진다고 짚었습니다. 푸코에게 현대음악을 듣는 일은 매번 하나의 사건으로 다가와, 청자가 온 신경을 곤두세워 맞이해야 하는 까다로운 집중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불레즈를 논한 글에서 푸코는 회화와 달리 음악이 한동안 ‘바깥의 담론에게서 버림받은’ 채 남아 있었다고, 곧 소리가 담론의 손아귀를 어느 정도 벗어나 있었다고 회고합니다. 요컨대 푸코는 이 두 편의 글에서 이미 음악의 물질성과 듣는 신체를, 그리고 담론만으로는 온전히 붙잡히지 않는 소리를 감지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러한 실마리는 이른바 ‘물질적 전환(material turn)’으로 곧장 이어집니다. 규율이 새겨지는 신체와 생명정치가 겨냥하는 살아 있는 몸으로 나아간 후기 푸코처럼, 이 흐름은 물성의 문제를 한층 더 밀고 나갑니다. 제인 베넷(Bennett 2010)의 생동하는 물질(vibrant matter), 캐런 버라드(Barad 2007)의 내부작용(intra-action), 다이애나 쿨과 서맨사 프로스트(Coole and Frost 2010)가 엮은 『신유물론들: 존재론, 행위성, 정치』, 나아가 행위자-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과 객체지향 존재론(object-oriented ontology),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에 이르는 흐름은, 물질을 담론에 새겨지기만 하는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활기와 행위성을 지닌 것으로 다시 사유하자고 제안합니다.

음악학 연구에서 이 전환은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소리는 진동이자 몸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고, 악기는 저마다의 물성과 내력을 지닌 사물이며, 녹음 매체에도 그 나름의 물질적 이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이미 구체적인 연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베티나 발빅(Varwig 2023)의 『육체 속의 음악』은 음악이 체액과 혈류, 혈관과 땀구멍을 움직이는 것으로 여겨졌던 초기 근대 유럽의 ‘음악 생리학’을 복원하면서, 몸과 영혼이 나뉘지 않은 채 음악을 만들고 듣는 신체를 음악학의 중심으로 되돌려 놓습니다. 이는 앞서 살핀 의학적 시선과 아픈 신체의 문제와도 곧바로 맞닿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유물론은 푸코가 열어 둔 신체와 물질에 대한 물음을 이어받아 다시 던지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본 심포지엄은 담론과 계보학의 분석이 물질의 행위성과 만나는 자리에서 무엇이 새롭게 열리는지를 함께 살피려 합니다.

발표 주제(예시)

푸코의 사유를 음악과 소리에 잇는 어떤 주제든 환영합니다. 음악학·음악이론뿐 아니라 국악, 대중음악·K-pop 연구, 작곡·연주, 미학·철학, 의료인문학, 소리연구, 문학, 영화, 공연예술, 미디어·테크놀로지 연구, 장애학, 젠더·퀴어 연구 등 인접 분야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대학원생 발표 역시 적극 환영하며, 필요 시 우수 대학원생 발표에 대한 지원을 검토합니다.

1. 개론과 수용사

  • 음악학 연구에 미친 푸코의 영향에 대한 비판적 개관
  • 한국 음악학·음악이론에서의 푸코 수용과 그 한계
  • 고고학과 계보학을 음악학 연구의 방법으로 삼기
  • 푸코를 아탈리(Jacques Attali), 아도르노, 부르디외 등과 견주어 읽기

2. 의학적 시선과 아픈 신체

  • 임상의학적 시선과 음악적 청취, 청진의 문화사
  • 질병·장애·통증의 음악학, 음악치료의 계보와 실천
  • 광기와 음악, 오페라의 광란 장면
  • 병력 청취(anamnesis)로서의 듣기, 환자의 목소리와 서사
  • 보청기·인공와우 같은 청각 기술과 듣는 신체

3. 규율·교육·연주하는 신체

  • 음악원 교육, 실기 시험, 정상화, 순종하는 신체
  • 비르투오소, 연습 체제, 콩쿠르 문화
  • 음악교육과 자기 규율, 평가와 등급화
  • 몸에 밴 기예와 악기 습득의 과정

4. 저자·정전·담론

  • 저자 기능과 작곡가-천재 신화, 작품 개념
  • 정전 형성과 배제의 절차, 비정전 레퍼토리
  • 담론으로서의 음악이론: 이론이 그 대상을 구성하는 방식
  • 음악사 서술과 아카이브의 정치

5. 생명정치와 한국적 맥락

  • 생명권력·통치성과 음악·문화 정책
  • K-pop의 정전화와 소프트파워, 국가 브랜딩
  • 국악에 푸코를 적용할 때의 가능성과 곤경
  • 한(恨), 비자발적 듣기, 고통의 생명정치
  • 코로나19의 사운드스케이프와 공중보건, 소음 규제

6. 신유물론과 물질적 전환

  • 신유물론, 생동하는 물질, 내부작용으로 본 소리와 음악
  • 행위성을 지닌 사물로서의 악기와 녹음·재생 매체
  • 진동하고 체화된 소리의 물질성, 생태음악학
  • 음악하는 신체(musicking body)와 음악의 생리학, 정동과 물질성
  • 비인간 행위성, 포스트휴머니즘, 그리고 듣기
  • 담론 분석과 물질의 행위성 사이의 긴장과 접점, 푸코 이후의 신체

제출 안내

  • 분량: 발표 제목 + 국문 초록 1,500~2,000자(공백 포함) 이내 + 3~5개 키워드
  • 약력: 성명·소속·직위·이메일, 500자 이내 약력
  • 발표 시간: 20분 발표 + 10분 질의응답
  • 제출처: hymrc@hanyang.ac.kr (메일 제목에 「푸코100주년_성명」으로 표기)
  • 초록 마감: 2026년 9월 14일(월)
  • 결과 통보: 2026년 9월 23일(수)
  • 문의: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hymrc@hanyang.ac.kr)

참고문헌

  • Barad, Karen. 2007. Meeting the Universe Halfway: Quantum Physics and the Entanglement of Matter and Meaning. Durham, NC: Duke University Press.
  • Bennett, Jane. 2010. Vibrant Matter: A Political Ecology of Things. Durham, NC: Duke University Press.
  • Coole, Diana, and Samantha Frost, eds. 2010. New Materialisms: Ontology, Agency, and Politics. Durham, NC: Duke University Press.
  • Foucault, Michel. (1982) 1998. “Pierre Boulez, Passing Through the Screen.” Translated by Robert Hurley. In Aesthetics, Method, and Epistemology, edited by James D. Faubion, 241–44. Vol. 2 of Essential Works of Foucault, 1954–1984. New York: New Press. Originally published as “Pierre Boulez, l’écran traversé,” in Dix ans et après: Album souvenir du festival d’automne, edited by M. Colin, J.-P. Léonardini, and J. Markovits (Paris: Messidor, 1982), 232–36.
  • Foucault, Michel, and Pierre Boulez. (1983) 1985. “Contemporary Music and the Public.” Translated by John Rahn. Perspectives of New Music 24 (1): 6–12. Originally published as “La musique contemporaine et le public,” CNAC Magazine, no. 15 (1983): 10–12.
  • Varwig, Bettina. 2023. Music in the Flesh: An Early Modern Musical Physiology. New Material Histories of Music.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